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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Christian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 본문

생활/영화, 그리고 책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

christianjin 2014. 7. 22. 14:54



<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검색 >


감정노동
EMOTIONAL LABOR


: 앨리 러셀 혹실드 (Alie Russell Hochschild) “감정노동” 이가람 역, 이매진, 2009. ~307.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을 대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곧 ‘상품’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고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현대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물건 자체’만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그 ‘물건’, 혹은 ‘제공되는 무엇’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측에서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하고 있다고 여기게 해야 합니다.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한다’라는 지점에서 기업에 속해 있는 이들은 그 ‘진심’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소비자가 불쾌한 언행을 한다 할지라도 기업에 속해 했는 노동자는 그 불쾌한 언행을 듣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살피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신을 이해하고 있으며, 당신이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빠 있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처럼 보이며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 개인의 감정을 타인 앞에서 감추거나 스스로 진정시키는 등의 연기를 하는 것은 개인의 삶의 영역 속에서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즉 ‘감정조절’은 사적영역인 것이죠.  저자는 ‘서비스’가 기업의 ‘상품’이 되면서 어떻게 이 사적인 영역이 공적인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었는지를 말하면서 감정이 상품화 된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합니다. 


특별히 이러한 ‘서비스 직종’ 속에서 ‘감정노동’의 표본을 가장 잘 보여줄 모델로 항공사의 승무원을 예로 들면서, 승무원의 경우 어떻게 감정을 조절할 것을 강요받는지, 그리고 스스로 어떻게 그것들을 조절하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 합니다.


저자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바로 이 것입니다. 


인간적 기질을 보이는 방식으로 사적 영역에서 표현되던 ‘감정’이 공적영역으로 넘어가서 ‘상품’이 되었을 때 과연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것 말이죠.


그의 책 중간에 나오는 아래의 문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전체 노동자 중에서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봐야만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특정 직업에 실제로 연관되어 있는 업무는 그 자리에 관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그려보는 과정 속에서만 명확해진다.  이 책의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할 때 미국 전체 노동자 중 3분의 1 이상이 감정노동을 포함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이 거의 인정받지도 못하고, 존중받지도 못하며 고용주들이 업무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고려한 적도 거의 없다시피한 업무 차원을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노동자들에게 감정노동과 감정법칙, 사회적 교환은 사적 영역에서 떨어져 나와 공적 영역으로 자리를 옮겨 가공되고, 표준화 되며, 위계적 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런 감정 노동자 덕분에 공적 생활 속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날마다 완전히 모르거나 또는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믿고 즐겁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선의가 우리가 사적 생활에서 아는 사람에게만 한정됐다면, 예의와 공감을 제공하는 것이 이렇게 널리 퍼지지 않고 감정이 직업적인 성질을 갖지 않았더라면, 공적 생활을 틀림 없이 저 깊은 곳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p196~197.)


그렇다면 과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책 말미에 있는 ‘옮긴이의 글’의 마지막 문단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감정노동자와 그 결과물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감정 그 자체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기업과 조직의 원리에 따라 관리되고 상품화된 감정과 그렇지 않은 인간 본연의 감정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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