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Life of Christian

EX_MACHINA 본문

생활/영화, 그리고 책

EX_MACHINA

christianjin 2015. 5. 18. 19:17




EX_MACHINA (2015)

 

엑스 마키나(Ex_Machina). 직역하면 기계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영화제목으로 사용된 이 표현은 짐작컨데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말에서 차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은 문학작품에서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풀는 도구로 등장하는 예상 밖의 플롯 장치를 가리킵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계 장치로 (연극 무대에)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입니다. (출처:위키백과)

 

알렉스 가랜드가 감독한 영화 엑스마키나(2015)는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기계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해보자면 기계를 소재로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피노키오와 같이 인간이 되고 싶은 인형에 관한 영화죠.

이미 이런류의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는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몇 작품을 소개해 보자면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들은 전기양을 꿈 꾸는가 를 영화화 한 리들리스콧 감독의 블레이드러너(1982),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 (1995),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바이센티니얼 맨(1999),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2001) 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블레이드러너공각기동대는 인간됨의 조건은 무엇이며, 생물학적으로 태어난 육체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육체를 갖고 있어도 인간이 될 수 있는지, 또한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영혼이라는 존재는 무엇으로 설명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들은 기억감정이 인감됨의 중요한 요인으로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조작되거나 주입된 기억과 감정도 인간됨을 증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고 말합니다. (공각기동대의 주인공인 쿠사나기는 광활한 넷속으로 들어가 살아갑니다. 이러한 세계관은 오시이 마모루의 후속작 이노센스로 이어집니다.)

 

본래 말하고자 했던 영화 엑스마키나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하의 내용에는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아직 감상하지 않으셨거나, 내용을 미리 알기를 원치 않으신 분은 넘기시기 바랍니다. 스포일러 경고)

 

스토리

 

이 영화에는 중요한 인물이 4명 등장합니다.  세계 1위의 검색엔진으로 설정된 블루북의 회장 네이든, 그가 만든 A.I(인공지능) 에이바(AVA), 그리고 에이바의 이전 모델(혹은 이전 모델들로 대표되는) 쿄코. 그리고 네이든에 의해 에이바의 A.I가 완벽한지를 테스트 하기 위해 회사에서 선택된 칼렙 이 그들입니다.

 

네이든은 자신의 회사 블루북의 알레고리를 이용해 A.I를 만듭니다. 이전의 프로토모델들과 달리 에이바는 거의 최종 형태에 가까운 A.I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든은 칼렙을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7일동안 자신과 지내면서 에이바를 테스트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녀의 A.I가 완벽한지를 테스트 하라는 것입니다.  네이든이 알고 싶었던 것은 인간과의 대화 속에서 완벽한 인간적인 반응을 보여 인간을 속일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이 반응에는 감정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 일에 칼렙은 에이바에게 완벽하게 넘어갑니다. 영화는 그녀가 칼렙을 이용해 연구소를 탈출하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런 결론을 생각해 본다면 에이바의 테스트를 위해 연구소로 들어온 칼렙이 에이바의 입장에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물론 영화의 표면은 에이바를 통해 엑스 마키나를 설명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네이든의 연구소는 에덴동산을 모방하고 있는가?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든 것은 에덴동산의 이미지 입니다.  영화는 이 이미지 속에서 성경의 이야기들과 대칭점에 있는 듯이 보이는 이야기를 함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네이든이 머물고 있는 곳은 세계와 동떨어진  아름다운 대자연이며 그 곳에서 네이든은  에이바를 창조합니다.  그리고 칼렙은 네이든과 에바에 대해서 7일간 관찰을 하며 알아갑니다.

성경 창세기에서는 일곱날 동안에 혼돈이 질서로 정리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첫째 날 칼렙이 갇힌 방안에서 어둠(정전)을 경험하고 그곳에서의 경험하는 것들은 질서가 아닌 혼돈입니다.

영화는 그것이 둘째날 소개되는 잭슨 폴락(잭슨 폴락은 추상표현주의 화가로서 캔버스 위에 무작위로 페인트를 뿌리는 그의 기법을 액션페인팅이라고도 부릅니다. 그의 그림은 무질서해 보이고 혼란스러워 보입니다.)의 그림으로, 그리고 에이바A.I의 근원이 되는 젤웨어(A.I의 뇌와 같은 장치, 얽혀 있는 구조)라 불리우는 장치가 소개가 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칼렙은 날이 지날 수록 혼란스러워합니다.

 

이곳에도 성역이 있습니다.  에이바는 자신의 방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방문자인 칼렙역시 정해진 곳 외에는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칼렙은 네이든을 취하게 하고 자신이 갈 수 없는 곳에 들어가 에이바 이전의 모델들을 접하게 됩니다.

에이바는 자신의 테스트가 끝나고 나면 자기가 폐기 될 것을 알고 탈출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결국엔 자신의 창조자를 죽이고 자신에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된 칼렙도 연구소에 가둬둔 채 연구소 밖으로 탈출합니다.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먹고 추방당한 인간과는 달리 에이바는 창조자를 죽이고 스스로 동산 밖을 나간 것입니다.

 

관찰자관찰의 대상에게 관찰대상이 되다.


에이바는 인간들의 관찰대상입니다.  인간은 에이바를 보면서 저것이 과연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에이바인간을 관찰합니다. 이것으로 이제 관찰자는 관찰의 대상에게 오히려 관찰대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인간의 반응을 분석하고 그에 반응함으로 인간을 완벽하게 모방한다면 (감정까지도) 에이바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일까요?

네이든. 그는 에이바를 창조했습니다.  즉 창조자를 모방함으로 창조자의 자리에 서려고 한 것이죠. 영화는 신을 모방함으로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인간으로부터 만들어져서 인간을 모방함으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에이바로부터(엑스 마키나)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주제에 대한 또다른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완벽하게 통제받는 듯이 보이는 통제받는 자로서의 쿄코(그녀는 네이든에게 통제를 받으며 그의 수종을 들고 성적욕구를 해소해 주줍니다.)쿄코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인간을 닮아가며 통제를 벗어나려 하는 에이바입니다.

에이바와 쿄코는 둘 다 A.I입니다. 즉 네이든의 피조물입니다. 감독은 운명론적으로 신의 통제 아래 살아가는 인간과 적극적으로 신을 닮아가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영화는 이 둘이 네이든을 죽임으로 이 메시지에 대한 결론을 짓습니다.

통제를 받던 쿄코는 창조자를 죽였을 때 자신도 같이 폐기 됩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창조자를 죽인 에이바는 참 자유를 얻고, 연구소 밖으로(에덴 밖으로) 스스로 나갑니다.

 

존재에 대한 질문

 

화가 고갱의 작품 가운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오른쪽 하단의 아이(탄생)으로 부터 왼쪽 하단의 고뇌하는 노인(죽음)의 모습으로 이 주제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항상 끌어 안고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영화 엑스마키나는 그 질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합니다.

신을 죽여야 하는가? 그것이 삶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인가? 우리는 신을 모방하여 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자들인가? 아니면 우리는 신의 완벽한 통제안에서 그것을 수용하며 살아야 한는가?

영화는 창조자의 존재의 힘을 통제로서 설명하는 듯이 보입니다.

 

네이든은 에이바를 테스트 하고 폐기하려 한 창조자 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신앙 안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대신하여 자신의 창조세계를 다스리게 하기 위해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즉 폐기가 목적이 아니라 생명의 삶이 목적이었습니다. (성경의 마지막 책인 계시록에서는 생명나무가 하나님의 백성이 된 이들에게 주어집니다.)

길게 설명 할 수는 없지만,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우리 인간의 존재의 의미는 창조주로부터 생긴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창조자의 행위의 모방도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 창조자의 자리에 앉기 위해서가 아닌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이 세계에 행하시려고 했던 일들을 모방해야겠죠.  기독교신앙에서는 이것을 소명/사명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네요.

 

어떤 의미로(어떤 측면에서) 우리는 신(창조자, 하나님)을 모방하여 그와 같은 존재가 되려하는가? 그리고 그것으로 우리는 존재에 대한 질문인,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것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엑스 마키나를 통해 from human을 말한다고나 할까요?

 

영화 엑스마키나를 통해 제가 생각한 내용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