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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Christian

마이클 고먼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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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고먼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리뷰

christianjin 2016. 12. 7. 16:08

저항’ 과  예배


출처 : 구글이미지



마이클 고먼 |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 Reading Revelation Responsibly |  박규태 역 | 새물결플러스 | 354(이하 참고도서 및 색인).



일반적으로 요한계시록미래에 대한 어떤 예언’, 특별히 종말에 관한 예언으로 읽으며 이해합니다. 더욱이 요한계시록에서의 종말을 심판으로만 이해하기에 공포스럽고 무서운 것으로 이해할 때도 있습니다.

 

저자 마이클 고먼(이하 저자’)은 본 책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 Reading Revelation Responsibly 를 통해 우리가 요한계시록을 읽을 때 가지고 있었던 위와 같은 근본주의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본래 요한계시록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며, 그 내용 속에서 우리가 깨닫고 실천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하고 제시해 줍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자는 바르게,Responsibly’라는 말을 신학적 측면에서 책임 있게 읽는 것으로 제시합니다.(26) 그리고 책임 있게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요한계시록을 책임 있게 읽는다는 것은 요한계시록을 미래를 위한 극본이 아니라 교회를 위한 극본으로 읽는다는 뜻이다” – 351.

 

요한계시록을 교회를 위한 극본으로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저자는 이것을 제국과 그 제국에 귀속된 시민종교를 거부하는 저항으로 그리고 참 된 주이신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제국과 시민종교

 

저자는 시종일관 교회가 제국시민종교를 거부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 제국시민종교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잠시 보겠습니다.

 

*제국(110).

: 마음먹고 어떤 힘-경제,정치,군사, 그리고/또는 종교의 힘-을 극한까지 사용하여 (전 세계에 혹은 거의 전 세계에) 지배권을 확장함으로써 식민지 같은 고객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지배권을 확장하는 존재를 억압하는 이로 인식하는 반대자들을 만들어내는 존재.

 

*시민종교(112).

: 세상권력(보통은 국가 그리고/또는 국가의 우두머리)에 신이 베푸는 복의 근원이라는 신성한 지위를 부여하면서, 이 신성한 세상 권력과 이 권력이 내세우는 가치들, 이 세상 권력의 신성한 지위와 이 권력으로부터 헤택을 받는 자들이 심지어 죽는 순간까지 다해야 할 섬김과 충성이라는 신성한 의무를 강조하는 다양한 내러티브와 여러 텍스트와 의식과 전달 매체로 표현한 모든 것을 마음과 생각()과 몸을 다해 섬기고 충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

 

이러한 정의 아래에서 요한계시록에 표현된 바벨론은 일차적으로 로마를 의미하지만, 실은 로마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교회는 제국의 우상숭배(시민종교)와 불의, 그리고 그릇된 충성에 대해 저항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특별히 저자는 이러한 책의 핵심 내용을 한국어판 서문에서 간략하게 요약해서 전하고 있기에 그 주제를 파악하기가 편합니다.

 

특별히 저는 요한계시록이 정치권력, 군사력, 경제력이라는 시민 종교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시민 종교의 대안이 되는 길로서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 보여주셨던 또 다른 길을 말과 행동으로 증언하라는 도전을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중략) 시민 종교의 형태는 장소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합니다. 하지만 시민 종교는 늘 존재하면서, 그리스도인들더러 강한 자 편에 서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이 증언하는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더러 약한 자와 함께할 것을 요구하면서, 필요하다면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용감하게 약한 자와 한편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 14~15.

 

저자는 요한계시록이 갖고 있는 이러한 주제들을 전달하면서, 계시록의 저자, 기록연대, 장르(서신으로서의 묵시문학), 묵시문학에 대한 이해, 본문구조, 상징언어들에 대한 해석, 본문의 배경 등에 대한 여러 주장들과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요한계시록 본문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예배와 제자도

 

저자는 제국과 시민 종교에 저항함을 분명하게 주장 하지만, 저항은 폭력적이거나 전투적인, 즉 싸움의 저항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저항은 일차적으로는 가치관에 대한 저항이요, 이차적으로는 어린 양(십자가의 죽음과 희생)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저항입니다. 즉 제자도를 따르는 삶입니다.
교회는 이렇게 세상 속에서 세상의 가치관과 힘에 저항하되 그리스도를 따름으로 세상의 악을 폭로합니다. 그러나 그 악과의 대항은 육신의 싸움과는 다른 것입니다. 교회는 계속해서 세상의 악을 폭로하되, 그 속에서 하나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저자는 '예배'가 바로 이 증거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교회는 제국과 시민 종교에 저항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함과 증언으로서의 예배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요, 예배 속에서 하나님을 증언/선포 하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저자는 요한계시록의 본문에서 묘사되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들이 그리스도를 향한 예배의 언어로 치환되는 부분들을 지적하면서 증언과 선포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함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요한계시록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예전(禮典)영성은 충성과 삶이며 단지 의식와 노래가 아님(334)도 지적하면서 시민 종교에 저항하고 제자도를 따르는 교회의 모습을 바벨론 안에 머물면서도 바벨론에 속하지 않은 이’(339)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제국, 시민 종교로 표현되는)을 폭로하되 그것과 육신의 싸움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니 확실히 이것은 패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 싸움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최후의 승리가 하나님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요한계시록이 묵시의 내용들을 가져와 교회들에게 예언’(선포)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육신의 싸움을 하지 않되 패배할 지라도 악을 폭로하는 것이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나(실패), 하나님께서는 그를 일으키시고(승리) 영광을 받게 하셨기에 교회는 마땅히 그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2016년 대한민국의 오늘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2016년 오늘의 대한민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박근혜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일어나는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광장에 불타오르는 촛불은 이것을 너무나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불의한 정권과 세력 앞에, ‘정의옳음을 위해 저항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저항이 싸움의 저항이 아니라는 것이죠. 국민들은 저마다 가슴에 분노를 품고 있을 터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그 분노를 아름답게 승화시켜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권력의 추악한 낯은 여과없이 폭로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때에 많은 사람들의 모습 - 수 많은 그리스도인(교회를 이루는)도 광장에서 혹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옳음을 외치고불의한 권력 앞에서 저항하고 있겠지만 - 과는 달리 여전히 불의한 권력의 옆에서 그 권력(불의와 악이 폭로된)을 신성한 것으로 여기고 따르고 있는 교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저자의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제국의 시민종교의 역할을 자청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세상과 다른 가치관을 갖고, 제국과 시민종교에 저항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증언(예배)하며 제국의 악을 폭로해야 할 교회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일반시민(국민)의 도덕적 가치관에도 뒤처지는 듯한 이러한 모습은 너무나 속이 상하고 가슴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2016년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따르지 못한 교회의 /도 더불어 폭로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본주의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요한계시록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돌이켜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함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면 이 책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는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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