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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Christian

스탠리 하우어워스 『한나의 아이』 리뷰 본문

생활/영화, 그리고 책

스탠리 하우어워스 『한나의 아이』 리뷰

christianjin 2016. 8. 26. 16:47



'여정' 속에서 더 큰 '존재'가 되기

 

스탠리 하우어워스 | 한나의 아이 | 홍종락역 | IVP | 542

 


2001타임 지에서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선정된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유명한 신학자로서의 자신의 이름을 내려놓습니다. 그 대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를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기도를 한 어머니의 이야기에 의지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물론 스탠리 하우어워스(이하 저자)는 스스로 사무엘처럼 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삶을 회고함에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삶이 하나님께 드려진, 사무엘의 삶과 같았음을 이야기합니다(421).

 

스탠리 하우어워스로서가 아니라 한나의 아이로서의 저자는 이 회고록’(저자는 이 책을 회고록으로 정의합니다)에서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합니다.

 

조적공이었던 아버지, 한나의 기도를 드리고 그런 기도를 드렸음을 아들(저자 자신)에게 말한 어머니, 양극성 장애와 더불어 삽화(정신병 증상이 어느 정도 지속되는 기간)를 겪었던 첫번째 아내 앤, 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의 삶 속에서 친구가 되어주었던 아들 애덤, 앤과의 이별 후 새로운 사랑으로 찾아와준 폴라. 그리고 저자 자신의 삶에서 함께 했던 많은 동료들과 친구들.

 

이들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그 속에서 살고 있던 한나의 아이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그 가운데서 자라난 자신을 발견케 합니다.

 

친구들을 통해 다른 친구들을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도 서로 만나고, 우리 모두 이전보다 더 큰 존재가 된다(442)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 저자의 삶은 단순히 수동적인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내와 기다림이 있는 타인을 향한 포용력이 있는 삶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삶은 그가 젊은 시절 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조적공의 일 덕분인 것 같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들로부터 삶에 대한 태도를 배웠던 것이죠.

 

저자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준비한 설교문을 소개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들려줍니다.

 

돌덩이를 잘 쌓기 위해서는 다음 번에 놓을 돌덩이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돌덩이 하나하나를 봐야 합니다. 돌덩이 하나하나를 그렇게 보려면 개별적인 것에 대한 사랑에 근거한 겸손이 있어야 합니다.” (90)

 


개별적인 것에 대한 사랑을 배운 저자는 그 사랑으로 타인들에 대한 포용 또한 배운 듯 합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배타적이지 않고 가능한 모든 것들을 이해해 보려 했던 저자의 모습을 보게 합니다.

그러기에 저자 자신도 어떤 특정한 것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텍사스주 플레전트마운드에 있는 감리교회에서 첫 신앙생활을 했던 저자는 이후에 예일대신학대학원을 거처 오거스태나에서 교직생활을, 노터데임에서 가톨릭의 문화속에서 교직을 이어가며 신앙생활을 합니다. 저자 스스로는 노터데임에서의 14년 동안 그리스도인이 되는 느리고 고통스러우면서도 행복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합니다(185).

 

저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인생을 살아간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리스도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자는 교회를 무척이나 중요한 것으로 여깁니다. 더욱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지역사회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교사(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콘래드 데이미언과 함께 했던 성찬식과 성찬의 의미들에 관한 내용들은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 속에서 교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교회를 도덕적 삶의 근본 원리나 원리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믿음 정도로 여길 뿐, 우리의 도덕적 삶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로는 잘 여기지 않는다.”(218)

 

목회의 중심은 말씀과 성례다. (중략) 하나님의 백성이 모여서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윤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고려할 수 있는 적절한 맥락을 제공한다.”(354)

 


그러나 저자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더불어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 어떤 답을 갖고 사는 것이 아님을 말합니다. 답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답이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것이라는 것이죠.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답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사는 법을 배울 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 된다. 신앙은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375)

 

그래서일까요. 회고록의 각 장의 제목들은 꽤나 의미심장합니다.

구원받기’, ‘살아남기’, ‘견디기’, ‘인내와 기도’…

 

삶의 과정 속에서 신학자의 자리에 있던(그리고 있는) 때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바르트요더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이야기 해 줍니다. ‘바르트에게 받은 영향으로 인해 그는 신학자로서 믿음에 대해서 말하는 법을, 그러나 믿음으로 하는 말의 대상인 하나님을 말할 때, 그 하나님은 우리의 로서 포착되지 않으시는 분임을. ‘요더의 영향속에서는 어떠한 선택으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포착되는 평화주의를 이야기합니다.

더욱이 2001911일에 있었던 사건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와 기도 속에서, 그가 어떻게 믿음을 말하며 평화주의를 이야기하는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가족, 동료, 교회, 사람들, 그 속에서 신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간 한나의 아이’, 스탠리 하우어워스.

그는 이러한 말로서 회고록을 마무리 합니다.

 

사실 내가 배운 것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다.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506)

 

어머니는 기도로 저자를 한나의 아이로 만들었지만, 정작 스스로는 한나의 아이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이 살다가 오랜 시간 후에 회고록을 기록하면서 비로서 자신이 한나의 아이였음을 고백한 스탠리 하우어워스.

그는 답을 갖고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삶 속에서, 그리고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이었음을 깨달았던 것이고, 지금은 어머니의 기도대로 한나의 아이(사무엘)’와 같은 삶을 살았던것 같다고 고백할 뿐입니다.

 

저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신앙생활이 일종의 여정임을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서 한 사람, 그리스도인의 삶에 묻어 있는 철학과 신학, 믿음의 고백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주변에 함께 했던 이들로 말미암아 그들과 함께 더 큰 존재가 되어가는 이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도 있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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